수목장
안녕하세요, 챠밍킴입니다 :D
명절이 가까워 오고, 올해 윤달이 끼면서 수목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쓰는 이 글은, 수목장에 대한 홍보가 아니라 제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저는 3곳을 미리 둘러보았고, 계약을 했고, 가족을 수목장으로 모셨습니다.
유경험자다 보니 많은 지인들이 궁금한 점을 저에게 묻더군요 :)
업체와의 전화통화가 피곤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며 씁니다.
요새는 미리 자리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막연하게 발품팔지 마시고,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진행이 되는지에 대해 가볍게 읽고 가세요 :)
* 수목장 관계자는 아닌지라 이 글에 나온 정보 외에 더 자세한 사항은 직접 가셔서 물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제가 세 군데를 직접 돌아다니며 물어보고 경험한 사실만을 적었습니다. 그 외의 곳에서는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 어디에 모셨는지는 홍보성 글이 될 수 있어 말을 아끼겠습니다 :)
미리 알아보는 것에 대해서...
요새는 '본인자리를 미리 보러 다니면 장수한다'라는 속설도 있듯이 미리 보러 오시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렇게 자리를 보게 되면 참 좋았겠지만, 저는 가족 중에 편찮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모시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시던 수목장으로 알아봤죠.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아직 보낼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자리를 보러 다닌다는 것이 죄를 짓는 기분이고
상담을 하는 내내 편찮으신 가족분이 입원하신 상태인지 등등
편의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공해야 하는 정보를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거든요.
하지만, 모실곳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인터넷으로 알아본 업체를 급하게 부르면
그 바쁜 장례준비시간에 태블릿으로 보여주는 사진만으로 자리를 계약해야 한다고 합니다.
좋은 곳을 직접 보고 모시는 게 효도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먹으면 좋겠습니다.
위치(업체 알아보기)
집에서 가까운 곳이 제일 좋습니다.
가족들이 보러 오기도 편하고 명절에 길 막히는 것도 생각하면요.
수목장이라는 곳은 허가가 나기 쉽지 않아(제가 계약한 업체에 물어보니 허가 나는데만 2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장소가 제한적인데요 어차피 직접 가보고 결정해야 하면 그중 제일 가까운 지역으로 범위를 좁혀보시는 게 어떨까요?
인터넷 사이트로 보는 사진과 실제는 다릅니다.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일단 계절(날씨)마다 상태도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불법수목장도 늘고 있고 허가면적을 초과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반드시 합법허가 난 곳인지 확인하세요.
피해를 입는다면 유가족의 마음은 정말.. 어떨지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둘러보기
저는 한 지역에 있는 두 곳을 갔습니다.
인터넷으로 두곳을 알아보고 갔는데 가보니 산 하나에 두 곳이 나뉘어 운영 중이었죠.
같은 산일 지라도 1m 올라가면 전망이 달라지고 나무상태도 달라지니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물길 - 배수문제도 중요하겠죠? 저는 장마철에 보러 다녔다 보니 배수문제를 꼭 짚고 넘어갔는데요, 대체로 장마대비를 잘해둔 상태였습니다. 물길 근처에 나무상태도 확인했고요. 실제로 장마기간 후 다시 방문해서 문제가 있었는지도 확인했습니다.
그늘 -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좋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고인께 인사 갈 때 시원한 그늘에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다 가시는 것을 선호하실 수 도 있고, 그늘하나 없이 양지바른 곳에서 따듯하게 계시길 원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24시간 해가 안 드는 곳은 없지만 하루 중 얼마나 해가 드는지 계절마다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는 관계자분들께 물어보면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산짐승 - 수목장에서는 취식이 불가한데요, 산짐승들이 남아있는 음식냄새를 맡고 내려와 파헤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가 어디나 있을 수 있으나 빈번하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 - 성묘객들이 이동하는 통로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고인분이 길 가까이 계시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사람들이 고인나무 앞으로 왕래하는 것이 불편하신 유족분들은 통로와 제일 먼 쪽을 선호할 수도 있거든요. 생각보다 나무 간 간격은 좁아서 직접 보시는게 좋습니다.
통로넓이 - 옆 나무간 간격은 대체로 비슷하나 앞뒷줄의 나무간격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금액도 차이가 나죠.
서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공간만 허락하는 위치도 있고, 4~5명이 둘러앉아 고인께 인사할 수 있는 넓이의 공간이 있는 위치도 있습니다.
이동방법 - 산이어서 그런지 완만한 경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업체에 셔틀버스가 있어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지도 알아보면 좋습니다.
명절 - 명절에 주차공간이나 차가 들고나는 길이 얼마나 막히는지, 언제가 제일 피크타임인지 알아두면 좋습니다.
나무 - 나무가 죽거나 상태가 안 좋으면 업체에서 직접 연락을 주고 나무를 새로 심어주십니다.
그래도 모신곳의 바로 앞이다 보니 나무가 교체되는 게 마냥 괜찮을 순 없죠.
미리 나무상태도 보시고 싱싱한 나무로 골라주세요. 그리고 업체에서 관리를 잘하는지 주변 나무들도 잘 보시고요.
금액(+관리비 별도)
크게 개인목(1인) / 부부목(2인) / 가족목(6인) / 공동목(평균 10인)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나무종류, 위치(전망), 통로간격 등에 따라 금액이 크게 나뉩니다.
수목장 두 군데 평균을 내보니
개인목은 300~1000 / 부부목은 400~1500 / 가족목 1000~3500 / 공동목 100~300 정도 됩니다.
비싸다고 좋은 것 없고 관리비와 선호하는 위치, 나무크기 고려하셔서 결정하시면 될 듯합니다.
드라마를 보면 큰 나무에 고인 한분이 안치되어 계신데 정말 드라마라서 그런 겁니다.
보통 드라마에 나오는 큰 나무는 공동목이나 가족목이더라고요.
실제로 비용이 더 드는 부부목의 경우 반송나무로 나무가 커야 가로세로 60cm 안쪽입니다.
관리비는 나무/위치마다 상이하지만 대체로 1년에 5~10만 원 정도선입니다.
제가 계약한 곳은 30년 치를 한 번에 내면 평생관리가 된다 하여 일시불로 납입을 하였습니다.
(환우카페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알게 되었는데, 보통 장례치르고 부의금 들어온 것으로 한 번에 치른다고 합니다.)
예약(가계약)
마음에 드는 나무가 있다면 예약을 하세요.
저는 두 곳 다 예약을 걸어두고 모든 가족들이 와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예약금은 보통 10만원이고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줍니다. 계약을 하지 않을 시 100% 돌려받았습니다.
이후 계약을 실제로 하게 되면 계약금을 내고 계약서를 작성합니다.(예약금 제외)
가족 대표 한 명이 신분증을 가지고 가서 계약을 하는데요 비용을 전부 지불해도 되지만,
보통 계약금만 걸어두고 모시는 날 잔금을 납부를 합니다.
모시는 날
오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이 왔지만 미리 준비해 둬서 허둥대지 않았습니다.
업체에서 상황이 닥쳐왔을 때 절차를 안내해 주셨기 때문에요.
전화를 해서 고인을 모실 수 있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만 하면 됩니다.
안장을 도와주시는 직원분이 함께 해주십니다.
수목장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유골함을 묻을 수 없는데요, 보통 한지로 잘 싸서 넣습니다.
여쭤보니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간은 계절마다 다르지만 빠르면 3개월 느려도 거의 1년이면 된다고 하시네요.
인사(명절)
저는 어제 첫 명절인사를 다녀왔습니다.
당일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놓치기도 했고 사람 많은 날을 피하기 위해서요.
가족끼리 돗자리 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따듯한 차 한잔 마시고 왔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평소보다 많은 성묘객들이 와 계셨지만
작은 꽃다발을 놓고 가시지 음식을 차려놓고 드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아, 고인사진은 업체에서 제공해 주는 명패 외엔 꽂을 수 없습니다.
땅에 무언갈 박는 행위나 장식해 놓는 것을 꽤 까다롭게 관리합니다.
불법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저는 작은 가족사진을 코팅해서 나뭇가지에 살짝 걸어두고 왔습니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산에, 전망 좋은 곳에 계셔서 만족하신 지 꿈에 나와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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